항상 보는 산도 바라 볼 때 마다 느낌이 다릅니다.
강원도 정선읍에서 남면쪽으로 가다보면 선평이라는 간이역이 나오고
역 앞 마을길을 돌아 나오면
너그러우면서도 골 깊은 산과 그 아래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이 어우러져
한폭 그림같은 풍경을 이루어냅니다.
물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깍아지른 벼랑과, 보기좋게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길이 편안하게
그어져있고 강 둔치에 핀 야생화가 마음을 놓아주지 않습니다.
늙은 소나무숲의 청청한 빛과 이제 막 열매를 쏟아 내는 밤나무가 잘 어우러진
강가엔 아담한 낙동 초등학교의 운동장이 가을볕에 유난히 희게 드러납니다.
키 큰 미루나무의 벌레먹은 잎맥사이로 가을 바람은 신선하게 흐릅니다.
이 땅의 여름꽃이 지고 쓸쓸해지면 산 그늘 내린 풀섶에 욕심도없이 멋냄도 없이 수줍은듯
보랏빛 개미취가 펴 있습니다.
그러한 강가에 터잡고 살아온 순박한 사람들이 또 한 해 추석을 맞이하며
객지에서 온 자녀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이면 바람처럼 빠져나갈 자식들과 또 남아야할 늙은 부모님들의 가을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회복 될까요?
햇볕좋은 11월, 낙엽지면 먼산 나무그늘이 보이고 강물이 더 초록으로 깊어질 즈음
그곳에가서 스케치도하고 사진도 담아오렵니다.
마음을 비우면 보일까요.
문득 무소유가 생각납니다. 진정 그것이 행복일까요?
이가을 모두다 행복하시길...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가을 오후 6F 소순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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