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6)-11월의 밤

소순희 2005. 11. 26. 01:27

J.

고향 밤하늘에서 나는 별들이 흘러가는 동서로 긴 은하수 강과 드문 별의 서쪽
하늘을 동시에 보며 저 무질서속의 질서의 하나님이 운행하시는

코스모스 속 어둠을 헤아렸습니다.

고향 고남산 846m- 나는 저 산 아래 마을에서 여름 밤 별들을 많이도 보았다.

 


내가 서울 공중에 떠서 지상을 본 순간 아! 저 지상에도 별들은 피고 꿈꾸는 누군가가
기쁨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으기 서울 생활 수 십 년이라면 그 우주의 밤하늘 닮은 야경을 한 번 쯤
볼 수 있었으련만 휴식의 시간을 섣불리 저당잡힐 이유가 없다는 곤고한 감성의 찌꺼기를

오래토록 털어내지 못 했었습니다.

잠시 마음비우고 감내한 외출이 지상의 불빛들을 흡입하는 순간 감성이며 감탄의 사유가

긴 감동으로 차분히 정리되는 여유를 갖습니다. 그러면서 아직은 남아있는 몇 조각의 심성을

유년의 기억으로 환원시키는 밤이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J.

조용히 불러보는 노랫말처럼 마음을 파고드는 11월의 밤 바람도 언뜻 따뜻하게 전해오던

손의 온기같아 쉬이 놓여나지 않았습니다. 곧 겨울이 당도해 지상의 모든것을 덮어 버리며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내겠지요.

변화하는 이 땅의 모습에 그래도 살아 볼 가치가 있노라고 단언해 봅니다.

우리가 아직은 젊다는이유로...

 

                                                                                   그리운이여 안녕~

(겨울나들이 30호 소순희작 목우회원전 출품작)

 

 

집에서 바라본 안양천 야경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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