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수국
고향 집 그려놓고
망중한 바라보는 마당귀에 수국
여름은 늘 그 자리에 머물며
돌담 사이로 기우는
오후를 딛고 일어서 있었다
푸른빛 제풀에 꺽여
누운 저녁 무렵
흰 고무신 신고 마당에 들어서니
이름도 달지 못하고 죽은
생면부지의 내 동생 얼굴이
거기 환하게 웃고 있었다
<마당귀(고향집)/4F/소순희작/1997/김미숙님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