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봉천동-떠남/1996/소순희 >
<2015>
겨울비-2
누군가 떠나는 저녁 무렵
우산도 없는 뒷모습을 짚어가며
우요일의 행간을 적신다
가지 마라
겨울 산다화 찬비에 지는
남녘도 찰 터인데
더러는 이별의 예고도 없이
하늘로 가고
남은 자는
푸른 대숲 길 걸으며
입춘 지난겨울 끝에
시린 비를 맞는다
꽃은 다시 별일 아닌 듯 피어
사람 모으는 봄, 곧 온다
가지마라 빗속으로
산다화 뚝뚝 져간다고
소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