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17907/소순희작/2017/Acrylic on Convas >
눈물
소순희
나이 들면서 눈물이 많아졌다
텔레비전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난다
한때 모진 마음 밑바닥에서
헹구어 낸 슬픔을 너덕너덕 걸쳐 놓고도
내게 눈물 없음을 알았을 땐
독한 피가 흐른다고 생각했다
세월 가면 모진 마음도 사그러들고
마음에 쓴 뿌리도 싱거워져 가는
무슨 놈의 심사가 이렇게 풀려가는가
쉬이 흔들리는 마음 자락도 오늘은
아무렇지도 않듯
눈물 속에 그렁그렁 놓을 일이다
월간 모던포엠2018/3월호 시향의 숲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