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그리고 현실

로또 복권

소순희 2019. 1. 26. 01:52

                                          <봄까치꽃/3호(27.3x22.0)/Oil Painting/장아영님소장>

                                                   

 

                                             로또 복권

 

                                                                                       소순희

 

이리저리 맞춰봐도 적자일 것 같다. 예상외로 빠져나간 곳이 생기고 나서부턴 도무지 메꿀 방법이 없다.

마침 어젯밤 꿈에 산에 올라 멧돼지를 만났고 돌진해오는 멧돼지에 돌을 던지자 이마에서 붉은 피가 쏟아져나왔다.

"그래, 복권을 사는 거야." 나는 그 길한 꿈 하나를 종일 떠 올리며 하루를 보내고 저녁 시간

문화센터 강의 가면서 복권 판매점을 찾아 다섯 개 붙은 로또복권 한 장을 샀다.

어쩌면 이런 사소한 것에 마음이 든든해지다니 참, 기막힐 일이다.

월요일이니 토요일까지 기다리는 며칠이 은근히 기대가 된다.

내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떠 올리며 조금씩 나눠 줄 생각을 하니 흐뭇한 무엇인가가 나를 사로잡는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흔들리고 불로 소득에 대한 불안한 마음이나 미안한 마음은 간데없고

지갑 속에 접혀있는 종이짝에 마음이 가다니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것을 무슨 희망이라 이름하겠는가.

인생 역전이라느니 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합리적 배분이라는 것에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짐도 사실이다.

길을 가다 보면 로또 1등 당첨 3회, 2등 7회...라고 자막을 붙여 놓은 판매대가 보인다.

금요일엔 인생 역전을 꿈꾸며 복권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음을 실감한다.

경제지수가 하락할 수록 이런 곳에 쏠리는 세간의 관심사가 보여주는 극명한 현실 앞에 서민의 세상살이가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컴퓨터 앞에 앉아 맞춰보는 복권의 숫자는 나를 비웃 듯 잘 도 비껴간다.

최저액 권 한 장도 되지 않은 허무의 시간이다. 순간 머릿속에 나눠주고 싶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하기야 확률적으로 당첨 가능성은 아주 미약하니 돼지 꿈도 별 것 아니고 불로소득은 기대 하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가 마음에 꽂힌다.

금전적 행운의 복권은 내게서 멀어져가도 나는 이미 로또에 당첨되었으니 그것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 사는 것이고 구원의 확신이 내게 인생 역전이고 행운이므로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살일 뿐이다. 

                                                                                                                                          2019,소순희

'추억그리고 현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숭아  (0) 2019.08.17
똘이  (0) 2019.07.07
어느 해 봄날에  (0) 2018.12.14
그 시절엔 이런 일도 있었다.  (0) 2018.10.04
어머니의 유품  (0) 201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