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3세로 타계하신 어머니>
오동꽃 보고 싶소
소순희
내게도 봄이
오긴 오는 모양이오
봄이 오면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했더니
귀신 씻나락 까묵는 소리 말라던
내 어머니의 옛 말씀이
오늘따라 왜 그리
그리운지 모르겄소
제발, 봄은 오지 않아도 좋은데
내 어머니와 한 달포만이라도
고향 집에 살아봤음 좋겠소
봄 한 철 진종일 볕 드는 남향
그 낡은 집 마루에 걸터앉아
쭉정이 고구마 삶아 놓고
돌담 사이 오동꽃 보랏빛 종소리
은은히 들려오는
그 꽃 보고 싶소
봄은 천지에 오는데
내 어머니는 기별도 없소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