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오동꽃 보고 싶소

소순희 2019. 4. 28. 23:21

                                  <2015/83세로 타계하신 어머니>

    

 오동꽃 보고 싶소


                       소순희

내게도 봄이

오긴 오는 모양이오

봄이 오면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 했더니

귀신 씻나락 까묵는 소리 말라던

내 어머니의 옛 말씀이

오늘따라 왜 그리

그리운지 모르겄소

제발, 봄은 오지 않아도 좋은데

내 어머니와 한 달포만이라도 

고향 집에 살아봤음 좋겠소

봄 한 철 진종일 볕 드는 남향 

그 낡은 집 마루에 걸터앉아

쭉정이 고구마 삶아 놓고

돌담 사이 오동꽃 보랏빛 종소리

은은히 들려오는

그 꽃 보고 싶소 


봄은 천지에 오는데

내 어머니는 기별도 없소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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