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장수에서/2020/유화/소순희작>
가을
소순희
하룻밤 사이에
공기가 달라졌다
팔월에 파종한 배추가
속을 채우는 시간
나도 배추밭 가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앉아
여름내 채우지 못한
빈 속 두고
가을볕 아래
그리운 이름들
하나 둘 불러내어
허기진 빈 속
채우고 있었다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