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hearsal/10호/소순희>
봄맞이
소순희
3월 중순이면
내 눈에서도 초록 잎새 피어난다
또 내 귀에선 새소리 깨어나
나뭇가지마다 올라앉아 지저귄다
자꾸만 말이 많아지는 그 청명한 하루
폐경기 지나는 이웃 누이들 얼굴에
따순 볕, 봄을 앞두고 붉다
어느 것도 죄가 되지 않는 죽은 땅의
끈덕진 생명이야 더할 나위 없이
이쁜 몸짓 아닌가!
대지의 품에서 맨발로 걸어 나오는
저 서툰 걸음마
한 번 껴안아 보는 오랜 해후의 설렘으로
3월 중순이면
내 눈과 귀에 먼저 봄맞이 기별이 온다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