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눈
소 눈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 속에
소 눈에 떠가는 흰 구름이 보이고
소년의 눈 속 검은 바다가
소 눈 속에서 고요하다
소년은
소 눈 속 바다 위로
소리 없이 걷고 있었다.
소순희2002.
가족! 얼마나 귀하고 숭고한 이름인가...
농경 사회가 시작되고부터 소는 큰 산 같은 가족이었다.
엄니는 소를 길렀다.
집 안에 혼자 있던 밤에도 무섭지 않은 건 소의 목에 맨 워낭 소리와
가끔은 되새김질 하며 푸~~하고 내뱉는 숨소리가
가족이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는 든든한 가족의 일원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소를 먹여야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소의 눈을 바라보면 슬퍼보이기도 했고 참 예쁘다고 생각도 했다.
소의 눈은 우주처럼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그 속에 나도 담겨져 희노애락의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눈은 진실하다.그리고 눈물은 투명하다.
맑은 날 11월 30P 소순희作 (대한민국회화제 출품작)
누님이 살고있는 전북 장수에서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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