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길 어머니
코스모스 길 어머니 소순희 어느 하룬들 어머니 잊힌 날 있을까! 추석 무렵이면 더욱 생각나는 어머니, 내겐 평생 지울 수 없는 슬픈 추억 하나 있다. 코스모스 핀 길을 보면 더욱 그렇다. 농투성이 되지 말라고 등 떠밀던 봄날, 먼지일던 길로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우두커니 서서 손 흔들던 46세 어머니. 나는 그렇게 어머니 곁을 떠나 열두 갈래로 뻗은 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문득 4학년 가을, 논에서 아부지일을 돕다 퍼질러 앉아 바라 본 고남산. 그 산줄기로 흘러내린 가을빛이 뒷골 밤나무 숲을 노랗게 물들이며 비단결처럼 고울 때 나는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를 새겼다. 몇 해가 흘렀다. 차츰 절망이라는 것도 살이 되어 가는 어떤 개인적인 사유의 깊이를 속앓이로 감내해 나갔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