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에 비가 온다 젖은 삼남은 고독이다 가슴앓이 하는 농부 하나 우산도 없이 길을 간다 촉촉이 젖은 산조 가락도 제풀에 겨워 고독의 몸 짖으로 눕고 토주에 취한 까마귀도 검게 서서 고독하다 깨어나는 대지의 살 냄새에 얼굴을 묻는 농부 젖은 삼남의 오후가 고독하다 먼 기적 소리도 잦아들고 비는 계속 내리고...
01. 소순희
비는 고독을 연주하지. 경기 이남의 충청 ,전라, 경상의 삼남 지방 남녘을 발이 시도록 걷고싶다. 깨어나는 대지의 살 냄새에 얼굴을 묻는 농부. 누가 농부더러 기막힌 사랑을 할 수 없다고 그럴 수 있으랴. 그도 가슴앓이 하며 애끓는 사랑으로, 오는 비 다 맞는 한 마리 까마귀처럼 그렇게 검게 타 들어가네 내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