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에서
그 예쁜 잎새뒤에 숨기운
과일 한 알을
잘 익게 하신 주님이시여!
소슬한 언덕 가을 햇살도
알맞게 익혀 주시어요
과수원 언덕 풀밭에 누워
가지사이 비취빛 하늘 한 쪽
볼 수 있게 말입니다
내 첫 인상이
과수원 농부 같다고 한
어느분의 느낌처럼
오늘 이대로
온 마음 과수에 맡겨 놓은
과수원 지기가 되고 싶사옵니다
뒷짐 진 양지 언덕
다시 갈꽃 서걱일 한가론 바람을
나에게 주시고
빠렛 위 물감들을
적당히 혼색케 하시어요
주님은
먹음직 하고 보암직한 과일 들을
익게 하시지만
나 오늘
마음 비운 가을의 넉넉한
화가로 살아
곰삭은 색깔로 거름 주고
벌레 먹은 잎새 뒤 가지 마다
잘 익은 과일들을 달아 줄 일이
제가 할 일 임을 아옵니다.
2000.소순희
가을 바람 앞에선 사람도 속으로 익는가보다.복잡 미묘한 것으로 부터
탈출한 하루가 그렇고 갠바스에 묻어 온 과수원이그렇고 또 나도 그렇다.
넉넉해지는 여유를 감지 하는 무딘 감성에도 그런대로 가을이 깊어 가나 보다.
세종문화회관 에서 전시중 어느 분이 내게 첫 인상이
과수원 농부 같다는 말씀을 남기고 갔다.
달리 보면 촌스럽다는 것에 더 비중을 둔 것 같지만 어쩌랴,나는 나 일 수 밖에...
편안함이 좋은 것 도 지금은 절실 할때.ㅋㅋㅋ
밤나무가 있는 풍경 10f소순희畵(남원 향토작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