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행
소순희
눈 내리면 가리라
애 터지게 묵은 그리움 삭여내며
홀로 떠돌다 기우는 날이
강물에 풀리는 아늑한 꿈처럼 검게 눕고,
모조리 덮여버린 한 세월의 눈밭
담쏙담쏙 딛고 간 발자국마다
가장 먼저 봄꽃 피어나리라
유장한 겨울 강 그곳
발자국 소리 들으며
산 그림자 저만이 유유자적
푸르고 푸른 저녁 무렵
하늘은 이미 머리맡에 놓여 있고
쇠오리 나는 서쪽 한 켠에
새로 쓰여지는 시
겨울 숲길 4호(개인소장 재미교포)부곡에서
< 화실에서/ 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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