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서 규칙적으로 연락이 오다 변화된 일상이 되면 차츰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작은아이가 신병교육대에서 퇴소 후 자대배치를 받고 이삼일이면 전화가 왔다.
그러다 연락이 오지 않아 마음이 여간 쓰이는 게 아니었다.자유로웠던 사회와 격리된 명령 체계에 놓인
그곳이 힘들거라고 어느 부모인들 수긍하지 않으랴. 한편으론 또 다른 의식구조 속에서 생활해 본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지만 두 놈을 군에 보내 본 지금 노심초사 기도 하는 마음뿐이었다.
두 주일간 한 통의 전화도 편지도 없자 급기야는 주님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러면서 마음엔 종일 초조함이 떠나지 않았다.
주께 맡긴다 하면서 왜 이렇게 걱정을 끌어안고 사는지 믿음이 적은 자여 불확실한 너의 미래까지도
최선의 방법으로 계획해 놓으신 주님의 뜻을 모르느냐고 깨닫게 되며 아이에 대한 걱정마저 내려놓겠습니다 라고 기도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리고 그날 밤에 집에 오자 아이에게서 너무 편히 잘 있다는 전화가 왔다고 한다.
모든 것을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알량한 자존의 힘을 주님 영역에 내려놓을 때 비로소 쉬이 종결되는
맡김의 논리에 합당한 삶이 곧 믿음 생활이라고 마음에 줄을 긋는 밤이다.
201275 소순희
< 백골부대 신병교육대 퇴소식 에서 201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