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57 )-주왕산에서

소순희 2013. 5. 7. 00:11

 

 

 

 

 

 

 

 

 

 

 

J,아직 남녘 바람이 찬 청송 주왕산에 왔습니다. 어감이 참, 좋은 경북 청송입니다. 나무들은 나무대로 사람들은 사람대로 혹독한 지난 겨울을 잘 견뎌낸 지금 다시 봄을 맞습니다.조금 있으면 가지 끝마다 푸른 속잎을 피울 그날을 기다리는 나무는 부지런히 물관부를 열어 물 올릴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봄처럼 부지런하라고 한 시인처럼 나도 우리의 산하를 돌아보며 게으른 우를 범치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어차피 마음열어 볼 바에야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는 특권과 감동으로 내 인생의 하반기를 가벼이 넘기고 싶진 않습니다.

자칫 자신을 잘못으로 부터 용서하기 쉬운 지금 철저한 성찰이 요구되는 때임을 자각합니다. 

 

J,하늘에 별들이 또렷이 박힌 주왕산 초입의 민박에서 밤을 지내고, 당과의 전쟁에서 패한 주왕이 숨어들어와 기거했다는 주왕산에 듭니다.그 때 왕이나 내가 대하는 자연이 변할리 없지만 지금은 세인의 발길이 쉼 없는 이곳 입니다. 제3폭포 까지 산길을 걸으며 웅장한 암벽과 기암에 연신 감탄합니다.사계가 다 아름다울 이 산에 아니 온 듯 다녀가지만 이렇게 또한 엽서를 쓰지 않곤 견딜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숨은 비경들이 많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곧 봄이 오겠지요.마음 열어 맞는 찬란한 날이기를 기원합니다.

 

                                                                                                  그리운이여 안녕 2013.3 소순희   

'엽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J에게(59)-곰배령(1164m)에서  (0) 2013.08.18
J에게(58)-두향, 영원한 연인  (0) 2013.06.16
J에게(56 )-안양의 봄  (0) 2013.04.24
J에게(55)-병산서원에서  (0) 2013.03.08
J에게(54)-쿤밍에서의 며칠  (0) 2012.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