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남녘의 봄은 빗속으로 오는지도 모릅니다. 속살을 파고드는 겨울 끝의 칼바람도 계절의 섭리 앞엔 녹아나고 맙니다.
3월의 첫날 봄비 속으로 강진에 왔습니다. 먼 산을 감고 도는 운무는 봄의 정서를 한껏 부풀립니다.
1801신유년 겨울, 유배지 강진에 도착한 다산의 심정을 헤아릴 길 없지만
그분의 발자취 따라 한 시대의 풍미와 통찰을 되짚어보고자 함입니다.
곧 매화가 꽃 멍울을 터뜨릴 준비 하는 남도의 숨결은 대지를 적시는 빗속에 기운생동합니다.
다산은 사의재,고성사 보은산방을 거쳐 1808 무진년 봄부터 다산초당을 짓고 이곳에 기거하게 됩니다.
유배가 풀리기 전 11년 동안 이곳에 머물며 후진 양성과 실학을 집대성하고 500 여권의 명서를 집필합니다.
시대적으로 보면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전반은 조선 봉건사회의 해체기로 도처에 병폐가 드러나던 시기입니다.
이러한 총체적 위기 상황에서 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개혁의 사상을 다산은 깊이 통찰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국태민안은 참다운 정치가의 바른 의지에서 비롯됨을 봅니다.
다산은 천일각에서 강진만 바다를 바라보며 흑산도로 유배당한 형 정약전을 그리워하며 스산한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대밭에 자생한 이슬 머금은 찻잎을 따서 달이는 죽로차는 혜장선사와 다산의 우정을 이어주던 따스함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다산초당의 뒤꼍 바위에 새긴 정석은 다산의 군더더기 없는 성품을 잘 드러낸 필체라고 전해집니다.
또한 그의 목민심서처럼 목민관이 지녀야 할 마음과 행실이 절절히 표현된 행간마다 정직한 성품이 드러나 숙연해집니다.
J.한 시대를 가장 아름답고 소상히 그려낸 인물의 흔적과 그분이 걸었을 오솔길을 나도 걸어본다는 게 큰 영광입니다.
이 비가 그치면 곳곳에 피어날 꽃향기에 취할 것 같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그리운이여! 안녕/2014.3.1/소순희
<다산초당가는 오솔길>
<다산영정>
<정석-다산이 직접 새겼다고 전해짐>
<다산초당에서>
<천일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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