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의 항구/20호/2013/소순희>
야생화
눈길 한 번 가지 않던
후미진 그늘
이름 모를 꽃이 거기 피어
환장하게 마음 잡아끄네
미친놈처럼
미친놈처럼 히죽거리는 산 아래
초록은 짙어
황량한 마음 하나 숨겨두네
완벽한 꼴 이룬 사이
바람도 자고
해 아래 것들 숨죽여
아름다운 건
있어야 할 자리에 있기 때문이네
밤이면 별빛 모두어
꽃잎이 피고
낮이면 귀 열어 새소리 듣는
내 사랑 그대, 야생화여!
소순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