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소순희작/6호/Oil on canvas>
고구마
소순희
누님이 고구마를 보내왔다
어머니 없는 고향 집 마당 텃밭에서
여름내 순을 뻗쳤을 별 밤과
알뿌리가 굵어진 모래땅에 질
일몰이 쓸쓸하다
돌아간들 무엇하랴
새 살 돋는 도회지의 서쪽 창가에 핀
붉은 제라늄
어머니, 막내딸 집에 가을 혼만 깊어
우슬초와 더불어 피고 지는
풀꽃 하나도 그립다
고향 집 고구마 맛을 보면서
쓸쓸해지는 건 처음이다.
이대로 눈 감아도 처음이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