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1997/20호/소순희작 /유화>
<봄까치꽃>
봄까치꽃
소순희
지상에 엎드린 저 여린
봄 까치꽃을 보시라
식음을 전폐한 엄동을 물리고
마침내 기쁜 소식으로
블루 바이올렛 연서를 쓰노니
나도 자세를 낮추고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어디 맘 둘 곳 그리 많았으리
사는 일 막막할 때
저 풀꽃 바라보면 발 아래
고만고만 함께 피는 얼굴
봄 하루 그 곁에 앉아
나직이 그 곁에 앉아
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
2017. 봄
월간 모덴포엠7월호시향의 숲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