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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산록에 누워
소순희
유월의 산록에 누워
그대로 숲이 되고 싶었다
바람 일면 그 흔들림으로 눕고
꽃이 피면 더 빛나게 높여 주는
계절의 푸른 결정이 눈부셔
자유롭게 에둘러 스미는 산록에
뻐꾸기 울음도 고요히 묻히고
키 큰 은사시의 잎만 팔랑거렸다
나, 푸른 숲에 누워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는
구름을 보면 먼 고향 언덕이
눈앞에 와우처럼 길게 뻗어
되새김질을 하고 있었다
그 노곤한 하품에서 풀 향이 나는
유월에는
그 숲의 벌레라도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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