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소순희
유리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창밖은 시방 찬란한 봄이다
몇 마리의 벌이
허리 구푸려 죽어있는 창틀
무슨 꽃 향 있어 실내에 들었을까
창에 갇힌 또 한 마리 벌이
봄의 저편을
간절한 날갯짓으로 갈구한다
밖의 숲과 만개한 꽃의 자유는
종속된 생명보다 절실했으리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나는 종이컵을 이용해 창밖으로
날려 보내주었다
독침보다 더 지독한 투명이라는
허상의 공간을 가르는 순간
죽음은 언제나
유리 벽 사이에 있다
봄은 눈 부시게 찬란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