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아므르

소순희 2017. 8. 11. 21:35

 

영화  <아므르>

아므르

 

감독: 미카엘 하네케

2012  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 개봉

출연: 이자벨 위페르/쟝루이트린티냥/월리엄 쉬멜/임마누엘 리바

 

인간은 잉태부터 존엄하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창세기 1장의 명령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생명 근거인 신의 창조 목적일 것이다.

인간이 나고 죽는 거 또한 유한한 섭리와 계수의 날을 허락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영화 아므르는 한 가정의 삶을 통해 그들이 청춘을 살아내고 늙어가는 삶 속에서

점점 무너져가는 육신과 감정선상에서 아내를 돌보는 노년의 고된 일상과 정신적 괴리를 그려낸

가장 평범하고 보편적인 드라마 장르의 영화이다.

알츠하이머와 반신불수의 병마는 아내를 우울과 침잠의 상태로 몰아가고 젊은시절 피아노의 음률을

끌어와 지적 가족 수준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지난 청춘이 정지된 앨범 속에서 멈춰주길 바랐을지도 모를 그 부부의 삶도 예외는 아니다.

최선의 배려와 힘겨운 간병을 안으로 삭이는 늙은 아버지를 딸은 무능한 아버지로 치부한다.

리나라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면적 가족사이고 보면 어다나 비슷한 삶의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한 마리 비둘기를 등장시킨 감독의 의도는 뭔지 모르겠지만, 모이를 찾아 실내에 든 비둘기를 쫓아낸다.

아프다고 절규하며 생의 고통을 짊어진채 살아가는 하루 하루가

더 이상 살아갈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아내는 음식을 거부한다.

그러나 끝까지 물과 밥을 먹이려고 애쓰는 남편의 생명 연장은 어느 날 헛되이 돌아가고

침대에서 베개로 아내를 질식사 시킨다. 

마지막 가는 아내의 잠든 영혼 위에 꽃을 따서 장식하며 남편은 어떤 심정 이었을까.

다시 비둘기가 실내에들자 창문을 닫아 비둘기를 잡으려고 애쓰는 늙은 남편의 뒤뚱거리는 걸음이 흡사 비둘기와 닮았다. 

가까스로 비둘기를 잡아 창공으로  날려 보내는 의식은 갇힌 세계에서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지 않는가 !

그 비둘기처럼 아내를  어쩌면 자유로운 영혼으로 이 세상 고통에서 놓아주고픈 간절함 이었을지도 모른다. 

문틈을 접착 테이프로 봉하고 남편도 홀연히 저승길을 택한다.

 

영화의 장면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는 시대의 우울을

어쩌면 내가 살아내야 할 미래를 심도 있게 그려냈는지도 모른다.

                                          

                                                                                       2017. 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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