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기

굿바이

소순희 2020. 12. 27. 00:10

Good Bye

2008년

감독:다키타 요지로

출연:모토키 마사히로/히로스에 료코...

 

                                                                                      소순희

 

인간의 근원적인 삶에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이동의 영원한 이별 앞에 선

인간의 감정을 절실하게 표현한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2008년 작 영화 굿바이는

인연 관계의 이해와 자기연민의 감정을 절실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누구나 세상에 와 살다 언젠가는 죽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은 정해진 이치다.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는 "다이고"는 악단이 해체 되는 바람에

아내 "미카"와 고향 야마카타로 돌아와, 돌아가신 어머니가 경영하던 조그만 카페서 생활하게 된다.

해본 일은 첼로 켜는 일 밖에 없는 다이고는 우연히 여행사 광고를 보게 되고

면접을 보게 되지만 그곳은 장례의 납관(염) 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망설이게 된다.

그 여행사라는 광고는 인생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자를 배웅하는 장례지도사의 일이다.

음산한 사무실의 분위기로는 도저히 호감 가는 일이 아니지만 절실한 생활고와 보편적 삶의 이면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점차 익숙해지는 그 일이 다이고에게는 어떤 숙명 같은 힘을 느끼게 된다.

"죽음은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맞이하는 문"이라는 그 말이 주는 의미로는

한 줌 흙이 되는 육신과 영육이 나뉘는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함을 보게 된다.

타인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다이고의 고뇌를 보며 인연과 악연의 충돌을 겪게 되지만

천륜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이 이어져 있음을 보게 된다.

죽은 아버지의 손에 꼭 쥔 유년의 돌 편지는 미카의 태중에 있는 아기에게 무언으로 읽히는 인간 본연의

애틋한 사랑을 전달하는 의식 같은 것으로 대를 잇는 영원성의 본질을 부여한다.

아버지의 차가운 몸을 닦으며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은 수십 년의 시공을 넘어와 부자간의 따스한

필연적 인연을 가늠케 한다.

종영 부분에서 조용한 울림으로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를 한 번쯤 권하고 싶다.

                                                                                                                     

                                                                                                2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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