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소순희
처서가 지나자
여름내 열기 자욱했던 하늘도
거짓말 같이 성근 별이
또록또록해졌습니다
늦은 별똥별 하나가
선을 긋는 내 뜨락에도
관측 이래 백몇 년 만에 왔다는
혹서를 밀어내느라
풀벌레 소리 가득합니다
이천십팔 년 여름이 딛고 간
데인 자국마다 목숨처럼 질긴
여름꽃 몇 살아남아
쫓기듯 몰아가는 바람 속에
야윈 얼굴 내미는 오늘
이렇게 예쁘고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처서가 지나자
하늘엔 새로운 그물이
쳐지고 있었습니다
처서
소순희
처서가 지나자
여름내 열기 자욱했던 하늘도
거짓말 같이 성근 별이
또록또록해졌습니다
늦은 별똥별 하나가
선을 긋는 내 뜨락에도
관측 이래 백몇 년 만에 왔다는
혹서를 밀어내느라
풀벌레 소리 가득합니다
이천십팔 년 여름이 딛고 간
데인 자국마다 목숨처럼 질긴
여름꽃 몇 살아남아
쫓기듯 몰아가는 바람 속에
야윈 얼굴 내미는 오늘
이렇게 예쁘고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처서가 지나자
하늘엔 새로운 그물이
쳐지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