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악플

소순희 2019. 12. 9. 22:55

          

           악플

                      소순희

하루 사이에 달라진

십이월 도시의 나무들은

짧은 낮 동안 초겨울 하늘로

나뭇잎 연서를 써 올리지

아직 남은 잎에선

지난여름이 보이고

월에 죽은 새 한 마리

깊은 하늘로 멀어져 간 뒤

그달에 요절한 가수의 흰 목소리가

가지마다 웅성거렸지

그럴 때마다

악플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가족 눈물방울을 하나님은 세고 계셨지


누군가가 말했어

타인의 삶에 먹칠하지 말고

자신의 삶이 고운 단풍처럼

기쁨을 줘야 한다고

그 기다림으로 살아도

도시의 사냥꾼들은 다시

무서운 총알을 장전하며

희희낙락거릴지도 몰라


문득, 내게도

날아들지 모를 아찔한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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