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소순희
올봄은
제비꽃도 슬프다
고개 숙인 담 밑
입 막은 사람들 앞에
스러지는 무관심한 봄날이
아리도록 슬프다
저 꽃 한 송이도 거저 피진 않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폐가 섬유화되는
몹쓸 놈의 역병
요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재앙은 그만 소멸하라
잊고 지낸 흔적마다
다시 꽃자리 되어
앉은뱅이 제비꽃
볼 수 있으면
2020
'시와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점 그림을 위한 (0) | 2020.05.03 |
---|---|
송곳 (0) | 2020.04.22 |
목수-그리스도 예수 (0) | 2020.04.11 |
Miss Kim 라일락 (0) | 2020.04.08 |
그리운 전화 (0) | 2020.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