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동거

소순희 2021. 1. 17. 19:14

    

설산/소순희작/Oil painting

     

       동거

                           소순희

 

고통에도

뜻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애써, 버릴 것 그것마저

내 육신 일부로 껴안는다

늑간을 헤집으며 웃는

일련의 어둠이여

그리움으로 다스리는

한 날의 가혹함도

한 날 지나고 나면

허무인지 몰랐더냐

어차피 버리지 못할 삭은 상처도

오래 묵으면 내 살이 될까

그 토록 원하던 사랑이 될까

동행의 빈자리

문간에 기대서서 바라보는

흰 뼈 드러나는 능선마다

겨울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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