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
소순희
아버지의 백골을 싸고 있던 실핏줄 같은 나무뿌리는 무엇을 더 얻어먹자고
그 삭은 뼈를 감았을까 황토를 비집고 든 세월이 징용 끌려가다 탈출한 그 인고보다 더 독한
옛 기억 속으로 아버지의 두 눈 속을 파고들어 그물을 치고 있었다.
푸른 벽오동나무가 우두두 우두두 고샅을 돌아가는 바람으로 온종일 나분대고
나는, 창호지에 수습한 아버지의 백골을 지게에 지고 눈물길 바람재를 넘었다.
살아서는 나를 훨훨 업어 주시던 산 같은 등도 분토 되더니 흙살로 돌아가 산 아래 눕다.
어린 날 그분의 입속 맛난 것까지 꺼내 먹던 아이는 이제 비만증에 걸려 생성을 꿈꾸는, 꿈꾸는
2021
(1988년 광주 대구간 88 고속 도로가 나면서 수 많은 산소를 이장하게됐다.
아버지가 도장골에 묻힌지 15여 년 후 방죽골로 산소를 이장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백골을 수습해 지게에 지고 홀로 바람재를 넘던 날 가을 풀꽃이
눈물 그렁그렁 굴절되는 산길을 지우고 있었다.
위 그림 고남산 아래 아버지는 잠들어 계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