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강/20호/유화/소순희 > <단종 유배지 청령포(영월)>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맘 같아 울어 밤길 예놋다 -금부도사 왕방연- <망향탑> 단종의 울음 소리를 들었다는 관음송(수령600년 높이30m 둘레5.10)> 청령포에 가거든 소순희 그대에게 남은 마지막 말 한마디도 녹취하지 말라 진실은 언제나 떠난 뒤에 밝혀지는 법 외면의 여름날은 그대 두고 멀어지는가 주군의 예감은 필정이었으리 정순왕후(定順王后)의 눈물로 봉인된 치욕의 계절도 석양에 물들어 한갓 욕된 일기에 불과하니 기록한들 무엇하랴 송림 사이로 뻗는 억지 죄 길은 어디까지가 의문인가 유배지 청령포에 가거든 그대 산 넘고 물길 멀어도 서강 흐름에 옛것 아님을 서러워 마라 홑 것 빈 껍질만 물가에 남더라도 남은 마음 한 자락까지 풀어 기별 없는 그날을 가만가만 건너가시라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