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미르고원을 꿈꾸며
소순희
내 생에 한 번쯤
파미르고원 유목의 날을
은둔의 첩경으로
한 달포 지내보고 싶네
만년설 배경의 눈 시린 풍경과
숨 막히도록 트인 구릉에서
잡힐 것 하나 없는 멈춘 시간의
망아지 울음을 듣는 날은
초원 문명도 헛된 기억이되리
별자리 스치고 지나가는
유성도 더 찬란할 거고,
포플러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도
더 푸를 거니
나, 거기 파미르고원에 은둔한
유목의 날은 생의 일부가
참, 깨끗해지겠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