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왔다.태풍에 밀려온 고기압권으로 서울은 불가마속 같다.
덥다 생각만해도.정치권은 늘 다투고 부도덕한 일들이 정당화 되어가고있는 이 시대에,
평범한 고집과 청빈성을 잃지 않고있는 한 사람 나는 늘 그를 남영역 근처에서 만난다.
황색 조끼와 양 어깨로 두른 힌 띠와 머리보다 큰 헬멧과 그리고 손수레와 긴 초록빗자루.
거기에 땀의 얼룩과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 그게 그 분이 달고있는 훈장이다.
사철 눈이오면 눈이 오는대로 낙엽지면 낙엽지는대로
그는 늘 그곳에 그모습으로 머물러있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얼마나 덥고 힘들까,또 겨울은 얼마나 춥고 아플까.
교육부 혜택을 못 받아서? 가방끈이 짧아서?빽이없어서?그러나 그분은 그런것에 개의치 않고 자기 할 일만 한다.
물론 일 한만큼 혜택을 받지만 말이다.그러나 직업의 귀천을 따지며얼마나 천대해 왔던가.
그저 눈여겨 볼 겨를 없이 지나치는 군중 속에서 유유히 비질을 해대는 그분의 내면에 숨겨진 깨끗한 힘과 그가 두르는
비질의 음율에 의해서 나는 그분이 프로페셔널임을 확신한다.
네모난 깡통을 잘라 만든 쓰레받이 속으로 한번의 실수없이 쓸려들어가는 담배 꽁초와 휴지와 나뭇잎들...
세상의 암적 존재들도 다 쓸어가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쓰레기통을 쏟아 종이류는 종이대로
캔은 캔대로 분리하는 그 손길은 분명 애국의 작은 한 부분이다.
내 소견도 우리네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이기적 사고와 흑백논리로 직업에대한 편견을 가진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건 다소 불편하고 힘든것이지 인격의 척도를 재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는 작고 순박한 그분을 존경한다.말없이 묵묵히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 분은 진정한 프로다.
그 뿐만 아니라 어느곳에서든 자신과 가족을 위해 땀 흘리며 일하는 모든이는이땅에 귀중한 존재이다.
프로는 정말 아름답다.
그해겨울 예미리소순희작1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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