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1/소순희작/2007/3호/김민화님소장>
사랑이여
사랑이여!
그대 지친 머리 위로
봄 빛 내리거든
겨우내 떠돌던
바람 앞에 서보라
한 두 번 속아 온 빈 날도
무색하여
맨 발로 건너는 흙밭머리
고운 꽃들 피어나리라
적토에 초록빛 내리거든
사랑이여 그대
빈 몸으로 서보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슨 음모 꾸미는가
아지랑이,
무릎꿇고 입맞추는
대지의 숨결 속
작은 풀꽃 위로
봄 볕 찬란하구나
그대 사랑이여!
소순희/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