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4호/소순희작/2007/이성임님소장/Oil on Canvas>
사월의 나무
나무는
노들섬 가장자리에서
흔들린다
강 깊이 드리운 가지마다
어지럼증으로 실눈을 뜨고
봄앓이를 한다. 나무는
구름 한 점 매어 놓은
고요한 수면 위
물벌레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붉은머리 오목눈이 텃새가 날아와
뭐라고 뭐라고
조잘대고 간 뒤
뾰롯한 잎눈이
트이고 있었다
그 간결한
잎눈이 트이고 있었다.
2007/소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