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비봉의 봄/10호/소순희작>
4월
사랑한다는 말조차
부끄럽다
수줍게 피던 꽃
백양나무
소녀가 벗은
옷 위로
나비가 날고 있었다
그대 부르는 소리
숫자 뒤섞인
전화기 위로 떨어진 하루가
무심히 지나
손가락 걸고 보던 북극성
어머니가 가르쳐 준
노래 속에
가지런히 박혀 있었다.
88/소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