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경공(景公)때 안자는 재상으로 이름이 높았다. 안자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의 이야기다.
초나라에서 안자를 골려 주려고 큰 문 옆에 조그만 문을 만들어 놓고 안자에게 그 문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안자가 말했다.
"개의 나라에 가면 개구멍으로 드나드는 것이 예의일 것이나, 나는 개의 나라에 온 것이 아니고 버젓한
사람의 나라 초국에 온 것이니 어찌 개구멍으로 들어갈 수 있겠는가."
초나라 사람은 허둥지둥 큰 문을 열고 그리로 안자를 안내했다.그리하여 초나라 임금을 만났다.
"제나라에는 인물이 없는 모양이군."
"제나라 수도는 사방이 3백 여 정보나 되며 ,인종이 많아 옷 소매를 벌리면 채알을 친 것 같고, 땀을 뿌리면 비가 오는 것과 같습니다.어찌 그러한 곳에 인물이 없겠습니까."
"그러면 어찌하여 그대와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냈단 말인가."
"제나라에선 외국에 사신을 보낼 때 슬기로운 임금이 있는 나라에는 슬기로운 사람을 보내고, 못난 임금이 있는 나라에는 못난 사람을 사신으로 보내옵니다. 저는 아주 못난 축이어서 초나라에 오게 된 것입니다.."
초나라 임금은 아무말도 못하고 얼굴만 붉으락 푸르락했다고 한다.
<설원>에서2008/6/7
<콤포지션/2008/5/31/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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