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 자리/6호/소순희작/ 2011/이성임님 소장>
나봇의 포도원
소순희
거둬야 할 것은 이미 버렸으되
남은 시간의 곡절에서
나봇의 포도원은 아름답다
거기 탐욕이 기웃거려
낮은 울타리는 죽음을 부르는데
열조의 유업을 언약하신 주님을 보노니
서슬 푸른 아합 왕이 두려우랴
간악한 왕비 이세벨을 먹을
굶주린 개들이 성 밖에 있고
재앙의 땅에서
아합 왕의 피 핥을 개떼를 볼 것이다
포도원은 그대로 농부의 것이거늘
사망의 덫인 물욕에 눈먼 자 되어
나봇의 피 소리를 듣느냐
열왕기상 21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