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6호/소순희작>
연하리
소순희
내 오장육부를 혹사시킨 죄 있거늘
나, 유배지 연하리로 가야하네
달밤을 그리워하며 교신한 죄도
한 몫의 고백이니 나를 보내다오
산 아래 납작 엎드린 작은 삼간 집
흙 마당에 붉은 맨드라미 훨훨 타오르고
청량한 바람이 솔숲을 감고 오면
나 그때는 세상일 잊으리
골골을 돌아오는 맑은 물가에 앉아
한 점 그림도 그리고 손편지도 쓰겠네
내가 정한 유배지 영월읍 연하리
가서 유폐된 삶일지언정
그곳으로 나아를 보내다오
연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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