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그리고 현실

봄 이야기

소순희 2005. 4. 13. 02:35

 

 

어느 날 제자가 화실에  아주 작은 열대어

두 마리가 든 유리병 위로 행운목 한 묶음이 꽂힌 것을 사왔습니다.

한 일주일 살다 열대어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공기 발생기가 없어 산소 부족 때문에

생명이 허망하게 사라짐을 보며 한동안은 맘이 편치 않더군요.

다시는 가둬 기르는 것은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하며 히멀건히 떠오른 걸 버리고

그냥 행운목만 꽂아두었습니다.

그 풋대에서 푸른 잎을 연약하게 뽑아내고 있는 것도

늘 미안한 맘입니다.

생명에 대한 애착이나 연명 구걸 따위는 더욱 아닌데

그 소리 없는 것에 한 대 얻어맞은 건 사실입니다.

 

봄이 가까이 다가오니 살아있는 것에

마음이 더 쓰입니다.

오는 봄엔 활기찬 날들이 되시기를 ...

 

                                                     2002 소순희

 

우리큰아이 5살 때. 아빠그림( 5월엔 입대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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