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그리고 현실

진도기행...

소순희 2002. 8. 22. 22:33
나이들면서 비가 좋아집니다.
비 피해를 당한분들이 들으면 노 할 일이지만
비는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마력이 있습니다.

전남 진도!
서울기점으로 6시간 서해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종일 낮게드리운 구름 속으로 간간히 8월의 뙤약볕이
푸른 지평선 끝으로부터 온 벌판을 휘감아 내리고
그리하여 푸른 여름 빛이 더욱 따갑게 발산됨을 보았습니다.

진도에서 바라보면,
해남 바닷가 우수영과 울돌목의 짙 푸른 파도는 임진란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의 기개를 말해주듯,흰 편지장처럼
펄럭펄럭 날아듭니다.
진도 대교 아래서 가만히 그 시대를 생각해보니 감개무량합니다.

남종화의 메카인 운림산방이 있는데 가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소치 허련 에서 미산 허영, 의제 허백련, 남농 허건, 임전 허문에이르는
남종화의 맥을 이루고있습니다.
길을 달리다 보니 또 남진미술관 이라는 이정표가 눈에듭니다.
"아니, 저 푸른 초원위에~~노래한 가수 남진도 그림그렸나?"
"........"
"??......"

알고보니 당대의 유명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송시열, 흥선대원군,김옥균 등의 서예와 율곡 이이,공제 윤두서,소치 허련,
청전 이상범,오지호 이당 김은호등의 작품이 전시된다고 합니다.

팽목항에 도착해서 배를 기다렸지만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폭풍 주의보!

더이상 가지말라하네.왔던 길 돌아가라.
바다는 쉬이 길 내주지않고 비먹은 바람 우릴스치고
남도 끝에앉아 수평선 바라보며 주님 뜻 생각하니
그또한 감사하니 그게 우리사는 일 이려니...

파도소리들으며 하룻밤 바닷가에서 보냈습니다.
저녁에도 아침에도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왔다 사라지는 인생을 그려보았습니다.

주님께서
내게 모든 자연을 주셨고
내게 들을 수 있는 귀와 볼 수 있는 눈을 주심을 감사하며
우리 교회에 형제, 자매의 귀함과 사랑을 깨닫게 한 하룻 날은
내가 살아가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항구 소순희作 6F- 선문순님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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