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靜閒) 소순희 작 10호
J.
계절의 끝 즈음에선 생각들도 교체 되나봅니다. 새롭게 혹은 더 깊게...
어딘가로 주파수를 마추고 귀를 곤두 세우는 것은 피폐해져가는
영혼의 한 부분을 절개하고 묵은 생각들을 다 끄집어 내어 소각시키는
일종의 변화 의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어진 내 사고의 마지막 남은 한 촉의 부활을 보기위해
날마다 둔탁한 석경을 닦는 일 부터 해야할 것 같습니다.
알은 세계이다. 다른 세계를 보려는 자 알을 깨야한다는 헤르만 헷세의
이미 빛 바랜 잠언같은 말을 곱씹으며 아직도 아파하며 나의 알을 깨지 못 함을
한탄합니다.
유리알 같음으로 깨질까 두려워 하는지 강철 같아 아무리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 것인지 모를
무심한 흐름의 일상과 그 알속에 안주하려는 무사안일의 더 두려운 회의론에 빠져
한 계절의 죽은 시간들을 애써 잘라내며 나는 깊은 밤 야베스의 기도를 떠 올립니다.
그리고 내게도 주님의 음성을 고대합니다. 마음에 고요히 들려주실...
그리운이여 안녕 2006.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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