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의 외출/30호/Oil on Canvas/목우회회원전/예술의전당/소순희작>
겨울 편지
소순희
온 종일 데리고 다니다
두고 온 바다가
파도 소리를 보내왔다
잠 자리에 누우면
머리 맡에서
철석거리는 파도에
내 몸은 흥건히 젖어
서늘한 모래톱에 나앉곤 했다
간혹, 갈매기의
까욱대는 소리도 끼어들어
바다는 제대로
화음을 이루는 안단테 안단테
겨울 견디는 일련의 삼한
여기까지라고
밑줄 그은 수평선을 첨부한
겨울 편지에
반복 리듬으로
내밀한 파도 소리를
연일 보내오곤 했다.
2007
<볕드는 집/20호/소순희작/Oil on Canv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