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12)-5월아침에... J. 예년보다 더디게 4월 중순께부터 관악산 기슭의 과수원에선 막 꽃눈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길한 쌍 춘절이라 하여 유난히 결혼예식이 많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아침 빛이 길게 그림자를 만드는 밤나무 그루 사이에 복사꽃이 수줍은 듯 그 빛깔을 숨기며 다소곳이 제 몸을 단장 하고 있습니다... 엽서 2006.05.02
하늘무덤 하늘무덤 어머니 4月 밤하늘은 까마귀 별자리를 그려놓았죠 거기 청량하게 푸른 별 하나 이름도 지어주지 못 하고 죽은 내 동생의 무덤이라고 생각 하세요 저 홀로 떠돌다 흘러가는 미명(未明)의 강으로 물비린내 퍼 올리는 대지의 억센 열 손가락 마디 꿈결인 듯 잘 가라는 말도 이젠 늦어요 어머니 4.. 시와 사랑 2006.04.27
복사꽃 필 때 상념 3호 소순희작 복사꽃 필 때 친구여 4월이 오거든 눈 들어 유리창 밖을 보시라 서울역과 남영역 사이 지축을 흔드는 열차의 굉음도 해마다 잠들어 있는 봄을 깨우지는 못 했다 살다 보니 정말 철로변 울타리 가에 거짓말처럼 거짓말처럼 소리 소문도 없이 피어난 복사꽃 아기봄을 깨우고 있었다 기.. 시와 사랑 2006.04.21
내 유년의 10페이지 중에서... 봄에 고향에 갔다. 산벚꽃이 희게 피었다 진 후 불그스레한 꽃 자리가 남아있는 모양새가 초록 잎새와 더불어 다양한 색깔로 산을 수놓고 있었다. 장수읍을 벗어나와 남원 방향으로 가다 보면 금강과 섬진강으로 분수령을 이루는 해발539m의 수분재가 있다. 그리고 그 옆 산 비알로 하얀 산길이 낙엽송 사이를 돌아가는 게 가보지 않는 곳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마주 오는 차를 비켜서지 못할 정도의 소로를 따라 차를 몰다 보면 길 밑으로 발이 간지러울 정도의 협곡이 굽이굽이 급경사를 이룬다. 한참을 달려 그 길 끝에 가 보면 가지런히 눈에 들어오는 20 여호의 오래된 마을 하나가 큰 산에 에워싸여 요새처럼 박혀있다. 누가 언제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을까? 아마 몰락한 딸깍발이 선비나 아님 벼슬이 싫어 낙향한 어.. 추억그리고 현실 2006.04.13
목수 - 그리스도 예수 목수ㅡ그리스도예수 나사렛마을 요셉의 작은 목공소 언젠가 꼭 한번은 깍이고 박혀야 할 백향목 한 그루 여린 물관부가 잘리고 나이테를 깍이는 아픔으로 누운 그 이름 날 위해 고운사랑 되었음이랴 예감도 되지 않는 눈 먼 4월 밤 옛집 녹슨 철문을 걸고 온 밤내 나도 세 번, 스므 번, 서른 번도 더 주.. 카테고리 없음 2006.04.11
하나님도 웃으신 기도...펌글 *하나님도 웃어버린 기도 * 하나님, 내가 무얼 원하는지 다 아시는데 왜 기도를 해야 하나요? 그래도 하나님이 좋아하신다면 기도할게요. - 수 - 하나님, 제 이름은 로버트예요. 남동생이 갖고 싶어요. 엄마는 아빠에게 부탁하래고, 아빠는 하나님한테 부탁하래요. 하나님은 하실 수 있죠? 하나님, 화이.. 옮겨 온 글 2006.04.05
남해 어디 메 쯤 소순희작4호 남해 어디 메 쯤 남해 그 어디 메 쯤 맑은 초록빛 바다가 보이고 보리밭 이랑이 바람에 일렁이는 언덕 위에 작은 집하나 갖고 싶다 진달래 산허리 감싸는 4월이 오면 봄바람 더불어 아지랑이 뜨고 마당귀 벚나무 여인의 속살처럼 피어나 나, 그 꽃그늘에 누워 그리운 이에게 엽서를 쓰리 밤.. 시와 사랑 2006.03.26
영화-데이지 만일 당신에게 숨은 사랑 있어 누군가가 날마다 데이지를 보내 온 다면 당신은 저 빛 바랜 운하의 도시 암스텔담 광장의 무명화가나 그 도시 근교의 데이지 평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 화가가 되어 한 번쯤 현재와 혹은 옛날로 돌아가 맑고 아름다운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감독이나 배우가 누.. 추억그리고 현실 2006.03.18
J에게(11)-꽃샘바람 속에서... <배꽃이 지기전에...4호소순희작> <바다가 보이는 마을-고흥에서 20호 소순희작> 꽃샘바람 속에서... J. 우리들 영혼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확실히 아는 믿음 안에서 또 한 해 봄을 맞이합니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저 남녘의 매화소식이 꽃샘바람 속으로 상경하는 이즈음 봄은 거저 오.. 엽서 2006.03.12
단상 단상(斷想) 거대한 아파트 틈 사이로 쏟아지던 했살을 꼬질 꼬질 때 낀 참새 몇 마리가 배고프게 쪼아 먹고 있었다 하나님은 도시의 겨울에도 생명있는 것 모두 살려 두고 계셨다. 2004.소순희 시와 사랑 200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