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겨울정담-포구에서 소순희작80호 1991 ) 오늘 우수 지난 나뭇가지 물 오른 끝 마다 올려다 본 눈 길 얼마나 아름다웠는가 얼음이 풀리는 모래톱에 둥굴게 남은 작은 물새 발자국처럼 내가 뿌린 언어들 얼마나 진실 했는가 오늘 하루 돌아 볼 일이다 먼 데서 혹은 가까이서 기별도 없이 봄은 오는데 듣지 .. 임마누엘 2006.02.21
J에게(10)-계절의 끝 즈음에서... 정한(靜閒) 소순희 작 10호 J. 계절의 끝 즈음에선 생각들도 교체 되나봅니다. 새롭게 혹은 더 깊게... 어딘가로 주파수를 마추고 귀를 곤두 세우는 것은 피폐해져가는 영혼의 한 부분을 절개하고 묵은 생각들을 다 끄집어 내어 소각시키는 일종의 변화 의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 엽서 2006.02.11
J에게(9)- 겨울 정선에서 해발 720m 마차령에서, 두고온 서울을 그리워하는 강원도 정선의 밤 외진 산골 굽이 길에서 가지런히 내려오는 눈을 맞아야 했습니다. 이미 온산을 다 덮고도 나무들의 가지마다 눈꽃이 핀 마지막 겨울 눈 오지게도 많이 내려와 한자 세치 눈 깊이를 걷자니 발을 옮겨 딛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감.. 엽서 2006.02.06
J에게(8) -겨울비 이쯤에서 나직이 내려앉아 푹 쉬고 싶은 하루였습니다. 우기처럼 젖어드는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들 생각나고 유리창 넓은 찻집에서 온종일 옷 벗은 은수원사시나무의 정갈한 몸매를 바라보며 나무가 아름다운 건 함부로 가지를 뻗지 않는 까닭이라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사회를 보면 담 너머 담 까지.. 엽서 2006.02.02
바람 소리만 들어도... 바람 소리만 들어도 바람 소리만 들어도 알지 소나무 사이를 지나는지 대숲을 스쳐가는 바람인지 감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인지 귀기울여 들어보면 유유자적 당신 푸른 벽오동나무 밑 그늘 어디메쯤 마음을 열고 오시는지도. 02소순희 나는 안다.위태롭게 서 있던 한 사내의 사십대 후반 인생. 저 .. 시와 사랑 2006.01.20
남원시청 미술관 초대개인전 남원시청미술관초대전=하반영,이승백,이훈정,김성실,강정진,안승오,소순희 | 초대의 글 2005.12.29 *전시기간 : 2005. 12. 28 ▶ 2007. 12. 31(2년) 전시 *오픈 12.28(수) 12시 시청홀 남원시청미술관은 하반영,이승백,김성실,이훈정,강정진,안승오,소순희등 7명 초대 개인전을 춘향갤러리,흥부갤러리,동편재갤러리,.. 추억그리고 현실 2006.01.15
소변 금지 소변 금지 - 87 오늘의 농부- 벽돌담 뒤켠 소변 금지 써 놓고 가위 하나 그려 놓고 돌아서며 씨익 웃는 남자 또 다른 남자가 그걸 보며 의미 있는 미소를 띈다 아, 그러나 어쩌랴 사방을 둘러 보아도 마땅한 장소없어 부끄럼 간직 한 채 살아와 무참히 절단 되어야 하는 오늘 농부의 입 놀림이 논밭에 썩.. 시와 사랑 2006.01.12
J에게(7) -남원에 와서 J. 미명의 겨울속으로 고즈넉히 아침 기운에 싸인 마을을 밀어내며 전라선 첫 기차는 빨려들듯 벌판을 달려갑니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집들이 겨울 나무아래 나직이 엎드려 있는 남녘의 이른 아침풍경은 참으로 고요합니다. 강에선 허옇게 물 안개가 피어오르고 꽁지 짧은 새 한마리가 빠르게 사라지.. 엽서 2005.12.29
포기 포기 반 생을 살아 오면서 내 뜻대로 원하는 모든 것 아니 되는 걸 뒤늦게 깨닫습니다 그럴 때 내가 먼저 돌아서고 포기하는 것 아름답습니다 마음 항상 비워두면 넉넉한 빈자리 때론 포기하는 법도 사랑입니다. 1997.소순희. 내 뜻, 내 지혜, 내가 가진 명철은 우둔자의 욕심일진대... 나는 무얼 그리 포.. 시와 사랑 2005.12.19
형 아직은 이른 부르심으로 마음속에 늘 자리하던 형 한 분을 간 결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오늘 떠나보냈다. 이 땅의 세수51, 그 아픔의 날들을 감당해야할 세상의 인연이 안타깝고 쓰리다. 나를 보고싶다고 해서 달려갔을 때 형은 16층 병동 휠체어에 앉아 형수님과 세 딸이 불러주는 찬송가를 들으며 힘.. 추억그리고 현실 200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