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정담-포구에서 소순희작80호 1991 )
오늘
우수 지난 나뭇가지
물 오른 끝 마다
올려다 본 눈 길
얼마나 아름다웠는가
얼음이 풀리는
모래톱에
둥굴게 남은
작은 물새 발자국처럼
내가 뿌린 언어들
얼마나 진실 했는가
오늘 하루
돌아 볼 일이다
먼 데서
혹은 가까이서
기별도 없이 봄은 오는데
듣지 않음만 못 한
죽은 언어들로 채워진
더러운 두 귀를
오늘 잠 들기 전
씻고 씻을 일이다.
소순희 2005.2
눈을 들어 바라보면 예쁜 것들 참 많고, 위로와 용서와 사랑의 말
해야 할 곳 너무 많은데 어쩌자고 유혹과 언어폭력에 발 빠른가
들려오는 소식은 상처와 아픔과 더러움에 가득한 광기 어린 말들이 난무하는
오늘하루 나도 함께 즐거워하지 않았는지 돌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