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이때쯤
안양의 가을도
관악의 능선을 넘어온다
앞산 떡갈나무숲
넉넉한 산 빛으로 저물어
아득한 어둠 문
쇠기러기 내려오면
천변 갈대 그림자는
한강으로 흘러가고
속울음 우는 물만
밤하늘로 오른다
가서는 돌아오지 않는
세월과
옛것 아닌 물의 평행선
흠집조차 아름다운
이 가을 녘엔 차라리
고독이 너그럽다.
소순희
<가을 안양천/소순희>
<가을빛/소순희작/50P/Oil on Canv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