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영역인가
개미,바퀴벌레 박멸 약이라고 적힌 붉은 글씨가 핏대를 세우는 노인의 리어카 바퀴자국에 죽음의 흔적이 무수히 찍힌다 독한 성분 감당치 못한 치사량으로 몸의 마디를 꺾고 웅크린 검은 눈빛들 그 주검의 군락은 페르몬이 두절된 길에 응축된 별빛처럼 뿌려진다 인간이 차지한 빈 영역을 다시 채우는 끈질긴 생명의 법칙 누가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체취를 묻혔더냐 지독한 약물에 서서히 눈감는 비밀의 은총에 잠식당하는 인체는 무사하랴 당분간 강자의 영역일 뿐 공존의 의미를 지운 빈자리가 적막하다 삭은 귀에도 먹먹한 적막이다. 소순희
<사진 /소순희/2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