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고흐의 화집을 보며

소순희 2008. 12. 26. 23:52

                                         고흐의 화집을 보며


야윈 등불 하나 켜면 어둠은 반으로 준다. 낡은 식탁에 앉아 감자 먹는 마른 풀꽃 같은 사람아

나는 외로움도 함께 꿈틀대는 <빈센트 반 고흐>의 시선을 보았지 그의 눈은 외 뿔 박이 도깨비의

초록 등불이다. 마디 굵은 손엔 면도칼이 쥐어지고 귀는 잘렸다 생레미의 정신병원 병동에서
미치도록 그리운 자유를 파이프 담배 연기가 그려주고 거두지 못한 메마른 밀밭 오늘도 까마귀는

불길한 앞날의 예감으로 날아 절망은 그를 못 견디게 구는구나

모를 일이다 쎄느는 뱀처럼 흐르고 노을지는 오베르 절벽 같은 고독 앞에 속절없이 끌어들인

저무는 여름, 이글거리는 눈 속엔 아무도 없다. 처절한  사랑 받아 줄 여인 없어

쓸쓸히 잊혀 가는 고흐여! 따순 마음속에 묻힌 꿈들을 캔버스 위에 캐 올리면 붉은 포도밭이 되고
해바라기가 피고 자화상이 되는 것을  오! 아무도 알지 못한 가슴 아픔을 오베르 교회는 아는 듯

모르는 듯 꿈틀대는 마티엘 내 눈 속에 불꽃처럼 타오르누나.

87소순희.

못다 한 사랑, 그리운 것들 뒤로 두고 요절한 화가 고흐!
순연한 자유를 그대여 아는가!


 


   <자연률/20호F/소순희작/2002/일본국창회전/Oil on Canvas>
 

                                                                                    <자화상/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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