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날을 감격하며 살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인생의 삼 분의 일 이래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에 기대든,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 앞에서든, 그 재창조 된
영상이나 시각적 요소로 표현된 정지된 그림이나 눈을 감아도 마음에 오는 선율 앞에 그리 산다면 신의
창조를 인정하는 일면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경외와 감사와 더불어 사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 끝 삼월 어느 하루 얼음이 풀리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혹한을 견딘 나무들은 가지 끝에 실핏줄 같은 연약함으로도 하늘을 향해 주파수를 맞추고 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한강 푸른 물빛은 그대로인데 변한 건 생로병사의 사람 같습니다. 내 마음이 어두울 때 등불을 켤 수 있는 건 지식이며 시야를 넓혀 주는 건 여정이 아닐까요? 점점 좁아지는 시야로 인해 편견이나 오해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질까 두렵습니다.
나는 아직 봄이 서지 않은 이 땅 어느 부분을 돌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친절과 염려로 세상의 풍요를 배우고 돌아서는 하루였습니다. 곧 산허리를 감고 진달래 피고 연둣빛 잎이 천지에 가득 편지장처럼
소식을 전하겠지요. 부디 평안하시옵길...
<그리운이여 안녕2011.3.소순희>
<사진 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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