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는 길 3호(서해에서)-목우회 회원전 출품(청류재식물원미술관소장(안성))
이팝 꽃 피면
소순희
솥 적다
솥 적다
배고픈 늦봄, 소쩍새 울고 간
이팝나무 자리마다 흰 고봉밥
지천으로 올렸습니다
다랑논 물고에 앉아
들 논
죽어서도 들 논 그리던 아부지
빈 쌀독 눈물로
그렁그렁 채우더니
머슴살이 배고픈
그해도 가고
이팝 꽃 하얗게 피는
허기 잊은 봄날
이밥 한 그릇 그리운 아부지
소쩍새 되어
솥 적다
솥 적다 밤새워 웁니다